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탈영했다가 37세의 늦은 나이에 입대한 한 병사가 특급전사 선발대회에서 당당하게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 육군에 따르면 탄약지원사령부의 7탄약창에 근무하는 이원춘(37·사진) 일병은 지난 4월 치러진 부대 특급전사 선발대회에서 '특급전사'로 선발됐다. 특급전사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윗몸일으키기 82회 이상, 2분 안에 팔굽혀펴기 65회 이상을 해야 하고 3㎞ 구보를 13분15초 이내에 마쳐야 한다. 또 K-2 소총을 이용한 사격은 20발 가운데 18발을 표적에 명중시켜야 한다.
육군 규정상 입대할 수 있는 나이를 초과한 이 일병은 현역 병사 중 최고령자다. 이 일병은 1994년 부모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충격을 이겨 내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탈영했다. 현역병은 탈영하면 '명령 위반죄'가 적용돼 매년 복귀 명령이 내려지고 공소시효 또한 계속 연장돼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 그는 지난해 11월 무려 16년6개월 만에 자수해 탈영 전 근무했던 부대에 현역으로재입대했다. "죗값을 치르고 남은 인생을 떳떳하게 살고 싶다"는 일념으로 자수를 결심했다는 이 일병은 군사법원 재판에서 24개월 복무 판정을 받고 지난 1월11일 7탄약창으로 전입신고를 했다.
이 일병은 부대장과 전우들의 관심과 배려 속에 특급전사에 도전했다. 도피 생활 당시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쳤지만 변변한 치료를 받지 못해 윗몸일으키기도 5회밖에 못했고 공포감 때문에 사격도 제대로 할 수 없었지만 거듭된 훈련으로 이를 극복하고 특급전사 휘장을 받게 됐다.